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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점가에 열국지 붐이 불고 있다. 열국지(列國志)는 명나라 풍몽룡에 의해 쓰여진 역사소설.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삼국지와 비교해 보면 다큐멘터리에 가깝다. 삼국지가 후한말을 뚝 잘라내 자세하게 묘사한 세밀화라면, 열국지는 좀더 입체적으로 춘추전국시대 500년을 그려낸 웅장한 스케일의 입체화라고 볼 수 있다. 삼국지가 위·촉·오 세 나라의 이야기인데 비해, 열국지는 이름 그대로 춘추전국시대(B.C. 770~221년)의 여러나라를 무대로 쓰여졌다. 삼국지의 인기에 묻혔던 이 책이 새삼 읽히게 된 것은 고 건 전총리 덕분인지도 모른다. 지난 5월초 각료제청권 문제를 놓고 여권 핵심부와 갈등을 벌이다 퇴임한 고건 전 총리가 기자들에게 열국지를 돌렸다는 얘기가 알려지면서 이 책이 세인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. 열국지 예찬론자인 고건 전 총리는 ‘의인물용, 용인무의’(疑人勿用, 用人無疑, 의심스러운 사람은 쓰지 않고 한번 쓴 사람을 의심하지 않는다)가 자신의 인사원칙이라고 소개했다. 이 책에는 수많은 충신과 간신이 등장하면서 기묘한 책략과 난세를 헤쳐가는 생존전략을 보여준다. 열국지의 드라마틱한 이야기 중 오늘날 기업을 이끄는 CEO가 새겨둘 만한 몇 대목을 소개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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